예방약학에서 전염병의 역학과 관리

예방약학에서는 전염병의  역학과 관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보건위생을  관리합니다.  아시다시피 2019년에 발생한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우리는 전염병이 얼마나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몸소 체험했습니다. 평소 누리던 일상이 바이러스의 전파로 완전히 멈춰버리는 일을 경험하면서 질병 예방의 중요성, 특히 전염병 예방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 이어   예방약학에서의 전염병 역학과 전염병 관리에 대해 이야기해 봄으로써 개인 건강 관리의 기초를 다지고자 합니다.

예방약학에서 전염병의 역학과 관리

 

1. 전염병의 정의

전염병은 병원체(세균, 바이러스 등)가 전파되어 발생하는 질병으로, 감염된 숙주에서 새로운 숙주로 전염됩니다.  생태학적 모형으로  살펴보면, 병원체-숙주-환경의 질병 발생요인이 인간에게 해롭게 작용하는 상황에서 질병이나 유행이 시작되고 발전됩니다.   

2. 전염병의 생성 과정

전염병의 생성 과정을 간단히 6단계로 나눠보면, 병원체 노출 - 병원소로 감염 - 병원소로부터 탈출 - 전파 - 새로운 숙주로의 침입 - 숙주의 저항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시 병원체를 중심으로 본 경우와 임상 증상을 중심으로 본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병원체 발현 중심으로 본 생성 과정

 전염병의 생성 과정은 병원체 발현 중심으로 볼 때  잠재기, 발현기, 세대기의 과정을 거칩니다.  잠재기에는 병원체가 숙주에 침입한 뒤 표적장기로 이동하여 증식하기까지의 기간으로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습니다. 발현기(=전염기)에는 병원체가 증식한 뒤 혈액, 타액, 소변, 대변 등에서 균 또는 바이러스가 발견되기 시작합니다. 발현기를 거치는 동안 병원체는 숙주에 적응과 변이 과정을 거치고 세대기에 들어서면 균배출이 가장 많아 감염력이 가장 높아집니다. 

2) 임상 증상 발현을 중심으로 본 생성 과정

전염병의 생성 과정을 임상 증상을 중심으로 볼 때, 잠복기-증상 발현-감염종결의 과정을 거칩니다. 잠복기에는 병원체가 표적 장기까지 이동하여 증식하는 기간이고 이후 증상발현이 시작되면서 표적장기에 병리학적 변화가 야기됩니다. 마지막 단계에 숙주의 방어력이 증강되어 치료되거나  병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함으로써 감염 종결이 됩니다. 
 

3. 전염병의 특징

전염병은 표적장기에 따라 호흡기 전염병과 소화기 전염병으로 나뉩니다.
 

1) 호흡기 전염병

비말 감염, 비말핵 감염, 진해 감염 등의 전파에 의한 직접 전파 양식을 따르며, 초기에 다량의 삼출성 분비물을 배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연령, 성별,  사회/경제적 상태에 따라 발생에 차이가 있으며 감염가능 기간이 증상 발현 전인 경우가 많아  감염자의 격리 시기를 놓치는 경우 다수의 감염자를 양산합니다. 호흡기 전염병의 예로 홍콩 독감, 코비드-19, 사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2) 소화기 전염병

수인성 전염병, 식품 유래 전염병, 우유 매개 전염병 등으로 구분되며, 분뇨를 통해 배출된 병원체가 식품 등을 매개로 숙주에 침입하는 간접 전파 양상을 보입니다.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여건 및 환경 위생 상태와 특히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계절적 특성이 큽니다. 소화기 전염병의 발생과 규모는 그 지역의 보건 수준의 지표가 되기도 하며, 소화기 전염병의 감염 기간은 증상 발현 후로 나타납니다. 소화기 전염병의 예로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콜레라, 아메바성 이질 등이 있습니다. 

4. 전염병의 관리

법정 전염병은 전파 속도와 위해 정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분류됩니다.

 

1) 제1 급 전염병 

제1급 전염병은 전파속도가 빠르고 위해 정도가 커서 발생 즉시 방역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질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물테러 감염병 또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감염 발생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하고 음압 격리가 필요한 질병들로 1급 법정 전염병 목록에는 에볼라바이러스병, 두창, 페스트, 탄저병, 보툴리눔독소증,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신종인플루엔자 등이 있습니다.

 

2) 제2급 전염병

제2급 전염병은 전파가능성을 고려하여 발생 또는 유행시 24시간 이내에 신고하여야 하며, 격리가 필요한 전염병입니다. 

제2급 전염병은 예방접종으로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결핵, 수두,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등이 있습니다. 

 

3) 제3급 전염병

제3급 전염병은 간헐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질환들로, 발생을 계속 감시할 필요가 있어 발생 또는 유행시 24시간 이내에 신고하여야 하는 전염병입니다.  일본 뇌염, C형 간염, 말라리아, 비브리오 패혈증, 쯔쯔가무시증, 뎅기열 등이 여기에 속하며, 모니터링과 국민 홍보로 대응이 가능합니다.

 

4) 제4급 전염병

마지막으로 제4급 전염병은 기타 유행 감시 및 조사 연구가 필요한 전염병을 포함하는데   수족구병,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러한 분류는 각 질병의 특성과 위험도를 고려하여 효율적인 관리와 대응을 가능하게 합니다. 전염병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나 교통사고와 달리 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경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연유로 전염병의 확산 및 유행 방지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향후 전염병의 감시 및 관리에서 보건의료인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구되며, 전염병에 대한 보건의료인의 적극적인 신고는 효과적인 전염병 관리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